2007년 7월 6일 금요일

내가 요즘 웹 2.0에 집착하는 이유...

웹 2.0은 혹자에게 그저 새로운 마케팅용어이며, 천박해 보이기 까지 하는 버즈워드로 치부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무심히 흘러버리던 웹2.0이란 버즈워드가 내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오히려 지금까지 웹과 테크놀로지분야에서 느껴왔던 참을수없는 가벼움과 천박함을 깨버릴수 있을 것 같다는 무거운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때문이었다. 최소한 나에게 웹2.0은 테크놀로지의 변화나 비즈니스전략의 혁신적 변화가 아니라 우리 인류의 근본잠재력에 대한 변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첫째로, 웹 2.0의 출현은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레비가 인류가 지금까지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인류학적 공간의 탄생, 즉 정신계라 할 수 있는 누스페어의 출현과 그 속에서 구현될 집단지성의 가능성과 깊은 관련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교육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밟았고 기업에서도 e-Learning을 주로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나에게 '디지탈 테크놀로지'는 싫어도 관심을 가져야 할 뜨거운 감자였다. 그럼에도 교육공학계 내에서 다루어지는 '디지탈 테크놀로지'에 대한 태도는 좁은 기능주의적 세계관안에 머물렀으며 '디지탈 테크놀로지'에 대한 좀 더 철학적 시각에 굶주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철학적 담론의 희망을 본 것이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이었고 '누스페어'였다. 그러나 피에르 레비의 이러한 이상향적, 미래지향적 담론이 애처럽게 보였던 이유는 현실에서 그러한 가능성의 싹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웹 2.0의 담론을 접하기 전에는 말이다. 즉 우리가 지금까지 웹 테크놀로지를 바라봐왔던 시선은 그저 우리 물질계를 보다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는 보조장치로만 여겨왔을 뿐이다. 이것은 웹 2.0주창자들이 웹 1.0과 2.0을 구분짓는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즉 물질계의 보조장치가 아니라 인류의 새로운 인류학적 공간, 정신계의 출현과 발전을 2.0론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는것처럼 보여진다. 이것이 내가 요즘 웹2.0에 천착하는 첫번째 이유이다.

두번째로, 학습하는 존재(호모 에루디티오)로서 인간의 '학습현상'에 대한 사유에 있어서 웹 2.0의 아이디어는 훌륭한 프레임을 제공해 줄 수 있을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웹2.0을 인류의 정신적 지성이 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학적 공간의 출현과 관련지워 생각한다면 우리가 인간의 '학습현상'에 대해 취해왔던 학습1.0적인 인식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아젠다가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래 브레인스토밍1에서 밝힌데로
1.0 Vs. 2.0
- 개인 차원의 학습현상 Vs. 공동체적 차원의 학습현상
- 지식 소유의 차원* Vs. 지식의 개방, 공유, 참여적 창조 차원**

이외에도 1.0과 2.0의 아이디어는
- 닫힌체제로서 학교와 교실(1.0)에 대한 대안적 개방 공간 무엇인가?
- 지식의 소비자, 수혜자(consumer)로서의 학습자(1.0)에 대한 지식의 생산자, 기여자(prosumer)로서의 학습자(2.0)
* 지식은 받는 만큼 학습자는 수동화, 고정관념화될 수 있다.
** 지식은 주는 만큼 학습자는 능동화될 수 있다.
- 학습의 전달자, 촉진자, 전문가로서의 교사(1.0)에 대한 2.0적 시각은 무엇일까? (참여자, 연결자?)

더나아가 파레토의 법칙(1.0)과 롱테일의 법칙(2.0)이 가져다 주는 교육적 시사점은 무엇일까?
-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성 논의에 대한 문제
- 핵심인재육성 대 대중의 지혜에 대한 문제


좀 더 급진적으로 생각한다면
-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인류학적 공간이 인간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지식 사회와 사회적 재생산'의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지금까지 '지식전수를 통한 사회적 재생산'시스템을 담당하여 왔던 학교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즉, '지식공간'으로서의 학교의 기능은 인류의 축적되는 집단적 지식과 지성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윤리지향적, 감성지향적 '가치공간' 로서 새롭게 재조명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연 지식 주제중심의 교육과정은 더이상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학교의 교육과정과 기업의 교육체계는 특정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것인가?'에 대한 Taxanomy였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가 빛의속도로 엄청나가 증가하는 지식반감기의 사회에서 이러한 Taxanomy가 더이상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집단지성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Web2.0의 Folksanomy는 이러한 측면에서 어떠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2007.7.9 첨가)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의 증가도 1.0의 한계(학교의 한계)에 대한 교육2.0의 새로운 조류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지식의 개방된 오픈소스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문화라면 과연 전문가 집단으로 부터 탈피하여 독립적 홈스쿨링이 가능할 수 있을까? 홍스쿨링도 따지고 보면 개별 가정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홍스쿨링 가정들간에 거대한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웹2.0 현상은 인간의 '교육과 학습'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아젠다를 형성할 수 있어보였던 것이 내가 요즘 웹 2.0에 천착하는 두번째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미시적 시각에서 웹 2.0이 보여주는 다양한 기능성들은
지금까지의 이러닝에 대한 새로운 차원에서의 혁신과 일상적 학습 혹인 비형식 학습문화 구축에 대한 나의 연구관심에 대하여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해 줄 수 있으리라는 디자인적 기대감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요즘 나는
피에르레비의 '지식의 나무' '집단지성' '누스페어'...
'웹진화론', '웹2.0경제학',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스토리'를 탐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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