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9일 일요일

오픈소스 기반 설계와 기존 소프트웨어 설계: 참여적 설계관

다음은 "위키노믹스" 2장 피어 파이오니어 131쪽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 IBM은 오픈소스와 기존 소프트웨어 설계가 뚜렷이 구분되는 점을 발견했다. 설계, 개발, 테스트, 유지보수 등의 단계들은 같지만 오픈 소스 커뮤니티는 구현, 테스트, 지원에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고 사용자 요건이나 설계 사양에는 비교적 덜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독점 프로젝트는 코드 한 줄을 작성하기도 전에 기획이나 내부 인증 과정에 몇 달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오픈 소스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개인이 프로그램 일부를 작성하고 그것을 온라인에 올리면, 바로 시작될 수 있다. 새로운 코드나 컴파일링 결과가 날마다 발표되고, 전 세계 사용자들이 끊임없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리고 완제품이 무료이며 누구나 코드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은 '출시'된 후에도 오랫동안 '개발 중' 상태를 유지한다"

위의 내용은 오픈소스 기반 설계관이 '참여적 설계관점'이 어떻게 실제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오픈소스 기반의 참여적 설계관을 만약 교수설계분야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수업에서 다루어질 교과서는 위키형으로 제공된다. 위키형 교과서를 제작하기 위하여 수업 사전에 그렇게 많은 학습자 분석과 설계에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교사 (학생으로 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그 주에 다룰 교과내용을 위키에 구현한다. 물론 학기초에 학 학기 수업계획안과 사전 준비 자료도 모두 학습자에게 오픈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올린 교과내용에 대하여 마음껏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여 덧붙이거나 기존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결국, 수업의 성과와 학업 성취물은 수업 사전에 교사에 의해 철저히 계획되어진데로 이끌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다. 결국, 한 학기 참여형 수업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위키형 교과서 자체가 참여형 수업설계의 완제품이 되는 것이다. 즉, 수업설계는 수업 사전에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학습자들의 참여에 의해서 수업 진행과정동안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된다. 즉 수업설계는 수업이 최종 종료될 때 까지 '설계중(Beta)' 상태가 되는 것이다. 웹2.0이 적용되는 학습환경속에서는 가능한 수업설계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최근 Wikipedia의 놀라운 성과에 따라 Wikihow(개인의 노하우를 공유, 공동창작)Wikitravel(개인의 여행경험을 공유, 공동 창작), 위키소설(개인들이 참여하는 집단창작)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초등학교 교과서 재 편찬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백명의 교수님과 수백명의 교사들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이다. 이러한 공식 프로젝트와 별도로 "위키교과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어, 인디스쿨이라는 자발적 교사공동체에는 우리나라 초등교사 15만여명중 12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거대 실천공동체이다. 이러한 인디스쿨에서 실험적으로 모든 교사들이 참여하여 내용을 올리고, 수정하고, 편집하는 교사 전체의 집단지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수정보완되는 위키교과서....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하인즈 워드 방문으로 촉발되었던 교과서의 단일민족 내용부분, 혼혈이나 가족문화에 대한 잘못된 내용들... 바뀌어야 될 내용인줄 알면서도 기존 교과서에서는 몇년동안이나 잘못된 내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위키교과서에서는 사회변화속도에 맞춰 다수의 공감대에 의해서 끊임없이 교과내용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교과서가 제공하는 수업방법 가이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임상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수업전략을 교과내용에 첨부하기도 하고 삭제하기도 할 수 있다. 이미 인디스쿨이 해오는 일이기는 하지만....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디워 현상에 대한 단상: 인터넷, 대중의 지혜 공간인가? 대중의 광기 공간인가?

요즘 예기치 않은 프로젝트의 참여와 교재 집필 작업등의 관계로 2.0학습의 흐름이 끊겨버렸다.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이 습성,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글빨이 안서는 교재집필 사이 사이로 요즘 인터넷에 들어가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을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디워에 대한 100분 토론 이후에 나타난 논쟁구도 하나가 디워에 대한 '전문평론가'의 시각과 '평범한 네티즌 대중'의 시각간의 구도라 할 수 있다.

최근 웹2.0학습의 일환으로서 서로위키의 '대중의 지혜'를 읽고 있는 중이었다.
서로위키는 지금까지 대중은 전문가에 비해 우매하고 대중으로 부터 나온 지혜는 전문가의 지혜보다 저급한 것으로 이해되어져 왔지만, 어떠한 특정한 조건만 충족된다면 대중의 집단적 지혜는 전문가 개인의 지혜보다 놀랍고도 안정적인 문제해결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디워'를 둘러싼 전문가 집단과 대중 집단간의 논쟁...
뭔가 서로위키의 책 '대중의 지혜'가 주는 메시지와 관련하여 뭔가 논의점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우리 한국사회속에서 나타나는 '디워'현상에서의 네티즌, 즉 대중의 모습은 '대중의 지혜'보다는 '대중의 광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만약 전문가 집단이 '디워'에 대한 편견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네티즌들은 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디워'현상에 대한 집단적 지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까?

아마도 서로위키가 말하는 대중의 지혜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이 한국사회에서는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기억해보건데... 서로위키가 말하는 그 세가지 조건은....

첫째가 각 개인은 서로 독립적인 환경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자신의 생각을 먼저 독립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가 다양성이다. 대중의 지혜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그 대중을 구성하는 개인, 개인이 각기 다른 계층, 연령, 성별등 가능한한 다양성을 보여줄 때, 대중의 지혜가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특정 이해요구를 공통적으로 갖는 대중집단보다 각기 다른 이해요구를 갖는 대중집단이 더 집단지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째가 분산과 통합의 조건이다. 즉, 모든 개인들은 서로 군중의 형태로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터전위에서 서로 분산되어져 있어야 함과 동시에 이러한 개별 분산성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을 위한 물적 토대가 갖춰져 있을 때에만 대중의 지혜가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대중의 지혜가 각기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들이, 서로의 생각에 영향을 받아 뇌화부동하지 않도록 독립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기 주도적으로 나타내고, 이러한 독립적 개인들이 제시하는 수천, 수만의 견해들이 하나의 통합적 공간속에서 수렴될 수 있을때 대중의 지혜는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러한 수만의 견해를 통합하는 물질적 인프라이자 공간이 바로 인터넷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위키는 인류의 역사에서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채 대중의 힘이 발현될 때, 대중의 힘은 지혜보다는 광기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워'현상도 이러한 '대중의 지혜의 세가지 조건'이 무너짐으로써 나타난 광기에 가까운 현상이 아닐까?
(대중들은 오늘 진중권씨의 개인블로그를 보니 오늘 하루만 3만개의 댓글 폭탄 세례를 퍼부었다...)

왜 이러한 광기적 현상이 나타났을까? 도대체 집단지성의 공간이라는 인터넷에서 이러한 집단광기는 왜 나타날 수 밖에 없을까?

나는 단호히 '대중의 지혜' 공간, 즉 이상계로서의 인터넷을 시기, 질투하는
대중을 우매하게 만들어왔던 '언론'매체라는 현실계의 이상계 왜곡으로 인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언론과 포탈이 바로 인터넷이 가지고 있던 '대중지혜를 위한 속성'을 망가뜨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송희일 감독이 개인블로그라는 완전히 독립적 공간에서 쓴 글을 언론매체가 퍼날르지 않았더라면... 만약 포탈들이 그들이 항상 해오던 행태대로 네티즌 소수의 의견을 마치 다수의 의견인양 포탈의 헤드라인으로 퍼날르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광기적 '디워'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 정말로 네티즌 대중은 언론이 말하는데로 '반충무로', '반평론가' 집단으로 통일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것일까?


'디워'현상을 보면서 나는 '인터넷'의 공간이 '언론'이라는 현실계의 간섭을 받지 않고 말그대로 '개방' '참여' '공유'로 대변되는 인터넷 이상계로 존재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언론에 의해 왜곡된 '대중의 광기'라고 본다.... 아마도 아이들을 데리고 본 가장으로서, 그저 즐거운 데이트를 위해 본 연인으로서, 혹은 SF 마니아로서, 혹은 비평을 취미로 삼는 예술영화 매니아로서 다양한 관점들이 그들의 블로그를 통해서, 다양한 영화 커뮤니티를 통해서 나타나고, 논쟁하고, 동감하고... 그렇게 내버려두었더라면....
전문비평가들이 보지 못했던 다양한 대중의 지혜스러운 견해를 제공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잠깐 머리식히려 쓴 글땜에 머리가 아파지려고 한다....
설마 댓글 제로인 이 블로그에 디워현상을 광기라 했다고.... 난리날 일은 없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