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7일 화요일

웹2.0과 HRD2.0----(1) 파레토형 HRD vs 롱테일형 HRD

(이글은 2007년 한국산업교육학회 패널토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정리하여 KMA 뉴스레터 칼럼으로 실린 글이다)


어느덧 한국능률협회와 함께 ASTD 한국연수단의 코디네이터로 참석한지도 5년째가 되어간다. 해마다 ASTD학회가 열리는 6월은 한해의 HRD동향과 이슈에 대한 집중탐구의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HRD에 대한 다양한 화두와 키워드들이 등장하였지만 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e-Learning 2.0’, ‘Learning 2.0’과 같은 ‘2.0’에 대한 화두였다. 이는 최근 정보공학분야에서의 웹2.0의 등장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웹2.0은 ‘개방’, ‘참여’, ‘공유’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특징지워지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강화된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웹2.0개념이 주는 시사점은 단지 기술변화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정보기술이 가져오는 우리 사회의 삶의 방식, 경제, 교류, 소통, 문화 등 모든 인류현상에 벌어지고 있는 근본적 변화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굳이 웹2.0에 대한 관심이 없을지라도 지금 현재 우리주위를 둘러보면 ‘기업2.0’, ‘소비2.0’, ‘마케팅2.0’, ‘미디어2.0’등 웹2.0으로부터 파생된 대안적 관점에 대한 2.0적 논의가 사회 각 분야별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맥아피교수는 웹2.0적 기업의 방향을 ‘엔터프라이즈2.0’이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올해 ASTD에서도 웹2.0이 ‘학습참여시대’라 할 수 있는 ‘학습2.0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웹2.0이 우리 인적자원개발분야에 가져다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현재의 HRD의 모습을 1.0이라 한다면 HRD2.0시대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며, HRD2.0시대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우리 HRD담당주체는 어떠한 2.0적 이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 본 칼럼은 우리 교육인사담당자들에게 다가올 몇 가지 HRD2.0적 시각을 제시해본다.

1) 파레토법칙형 인재육성전략(1.0) 대 롱테일법칙형 인재육성전략(2.0)


그림1. 롱테일의 법칙


‘파레토법칙’으로 대변되는 비즈니스세계의 상식을 뒤집은 Web2.0의 대표적 현상이 바로 긴꼬리라는 뜻을 가진 ‘롱테일의 법칙’이다. ‘파레토의 법칙’ 대 ‘롱테일의 법칙’, 이 두가지 법칙을 통하여 인재육성전략에 있어서의 1.0적 시각과 2.0적 시각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가 말한 것으로 흔히 2080법칙이라고도 하며 전체결과의 80%는 전체 원인 중 20%에서 비롯됐다는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파레토의 법칙은 우리 기업현실을 정확히 묘사하는 상식으로 알려져 왔다. 즉 ‘기업매출의 80%는 핵심상품 20%로부터 나온다’,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등이 우리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 파레토법칙의 예들이다. 이러한 파레토법칙은 사실 HRD분야를 지배했던 패러다임이기도 했다. 흔히들 지금의 시기를 ‘인재전쟁의 시대(War for Talent)'라 말하는데 이 역시 ’핵심인재 20%의 선발과 육성이 기업성과의 80%이상을 책임진다‘는 파레토법칙의 정신아래 ’핵심인재육성 중심의 HRD전략‘을 강조하여 왔던 것이다. 이러한 파레토의 법칙은 경영의 효율성과 합리화라는 미명아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온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과 집중으로부터 소외된 나머지 다수 대중 구성원들의 가치는? 그들이 바로 긴꼬리에 해당하는 롱테일일 수 있으며, 이 롱테일이 가진 잠재적 가치와 기회를 제대로 발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2.0적 시각이라 할 수 있다. 롱테일법칙은 1년에 단 몇권밖에 팔리지 않는 ’흥행성 없는 책‘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놀랍게도 ’잘 팔리는 책‘의 매상을 추월한다는 온라인 판매의 특성’을 이르는 개념이다 (그림1 참조). 예를 들어 대표적 웹2.0기업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닷컴의 경우 오프라인 최대서점인 반즈앤노블즈가 취급하는 13만여권의 책을 제외하고도 나머지 판매대에서 소외된 책을 가지고 매출의 30%이상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롱테일의 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롱테일, 즉 뛰어나지 않은 다수의 힘을 대변하는 경제현상을 돈 댑스콧은 ‘위키노믹스’라 부른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여 만들어나가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따온 신조어이다. 돈 댑스콧은 ‘위키노믹스’라는 책에서 “200년 역사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정보량을 5년 역사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훌쩍 뛰어넘은 사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위키피디아라는 온라인 백과사전은 제임스 서로위키가 말하는 평범한 다수가 탁월한 소수보다 현명할 수 있다는 ‘대중의 지혜’ 혹은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웹2.0의 핵심개념이라 할 수 있는 ‘롱테일의 법칙’은 우리 인재육성전략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사점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뛰어난 소수가 이끄는 이코노믹스의 시대가 가고 평범한 다수의 집단지성이 이끄는 위키노믹스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HRD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이는 기업 HRD분야가 이제는 핵심인재 중심의 개인역량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조직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방향에서 새로운 인재육성전략을 고민해 볼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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